딸애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던 몇 해 전 봄에는 병아리를 키워본 적이 있었다 . 그때도 딸애가 교문 앞 병아리 장수에게 이백 원에 두 마리를 사들고 와서 할 수 없이 식구로 삼았었다 . 그때의 소동이라니 . 밤새 삐약거리고 중구 난방으로 집안을 쏘다니고 쉴 새 없이 여기저기에 실례를 하고...... . 그렇지만 물론 또 실패였었다 . 어차피 ᄀ그런 병아리는 길게 견디지 못하는 법이었다 . 그때 딸애에게 단단히 일렀었다 . 장난감 사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있는 목숨을 사오는 일은 이것으로 끝이라고 . 그런데 아이는 또 유혹에 넘어갔다 . “ 엄마 , 이것 봐요 . 눈이 별 같아 . 상자 속에 수십 마리가 있었는데 이게 냉큼 내 손바닥에 올라오잖아요 . 나를 좋아하나 봐 . 옛날에 뽀삐를 처음 데려왔을 때도 그랬잖아요 . 뽀삐 닮았어 .” 이제는 헤어져 남의 식구가 된 개와 닮았다는 구실로 딸애에게 선택된 병아리는 그날로 우리 집의 새 식구가 되었다 . 다시 사랑 쌓기가 시작된 셈이었다 . 그러나 이제까지 길게 설명했던 슬픈 추억들로 상심해 있던 나는 냉정해지고자 애를 쓰고 짐짓 그렇게 실행했다 . 나뿐만이 아니라 딸애의 아버지도 정을 주지 않으려고 자꾸 모른 척 했다 . 그도 ( ᄂ ). 14. ᄂ에 들어갈 내용으로 알맞은 것을 고르십시오 .